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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기] '인천의 개항' 100년 전 인천에 다녀오다! (2021. 2. 28.)
    프로그램 후기 2021. 3. 8. 09:49

     

     

    유랑 장소: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인근)
    유랑 일자: 2021. 2. 28. 
    유랑 멤버: 벌, HM, AR, JY

     

    안녕하세요, 벌입니다.

    지난 달 28일, 세 분의 참가자와 함께 '인천의 개항' 유랑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유랑은 인천이 개항장이었다는 점에서 착안해 기획해보았습니다. 지금도 각종 수입, 수출품들이 인천 항만을 통해서 많이 들어오는데, 과연 100년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찾아보니 100년 전 건물들이 지금까지 상당수 남아 있어서 탐방 프로그램으로 기획하기에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인천의 개항' 유랑에서는 약 30여 곳 정도의 건물(장소)을 둘러보았는데요. 후기에 전부 담기에는 그 수가 많아서 몇 군데만 추려서 전해드리려고 해요.

     

    이번 유랑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지(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인천 개항박물관

    인천 개항 박물관의 정문

    사전 답사 때 찍어두었던 인천 개항 박물관의 정면입니다. 은행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건물이라 그런지 조적조*로 쌓아올린 모습이 거대한 금고처럼 단단한 느낌을 줍니다.

     

    * 돌, 벽돌, 콘크리트 블록 등으로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드는 건축 구조

     

     

    인천 개항 박물관의 내부

    '인천의 개항' 유랑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인천 개항 박물관이었습니다. 과거 일본 제1은행의 인천지점이었던 건물을 박물관으로 활용 중인데요. 개항기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서 개항기가 어떤 시대였는지 상상하기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 신승반점

    신승반점 앞 대기 인원

    개항 박물관을 간단히 둘러본 후에는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요. 개점 시간에 거의 맞춰서 갔는데도 대기 번호 26번을 받았습니다(...). 신승반점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공화춘'이라는 가게에 대해 아셔야 하는데요. 공화춘은 한국에서 최초로 '짜장면' 상표로 짜장면을 팔았던 음식점입니다. 그리고 이 신승반점이 공화춘의 정식 후계자랍니다. 왜냐하면 '공화춘'의 설립자 '우희광'의 외손녀가 공화춘의 역사를 이어 받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죠!

     

    참고로, 차이나타운 언덕 위쪽에서 공화춘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 중인 가게가 있는데요. 이곳은 공화춘이라는 상표 등록만 했을 땐 옛 공화춘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니 헷갈리지 않게 주의하세요.

     

     

    인천 관광 지도 앞에서

    신승반점의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 차이나타운을 잠시 둘러보는 중이에요. 

     

     

    # 짜장면 박물관 (옛 공화춘 건물)

     

    짜장면 박물관의 정면

    기나긴 기다림 끝에 신승반점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짜장면 박물관으로 왔습니다. 짜장면 박물관은 옛날 공화춘의 가게였던 곳입니다. 근래에 리모델링을 하고, 현재는 짜장면 박물관으로 활용 중이에요. 사진에서 보이는 공화춘 간판은 다시 만든 것이고, 원본은 입구에 들어가자마 오른쪽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참고로 공화춘은 '공화국의 봄'이라는 뜻이에요. 

     

     

    짜장면 박물관 내부

    짜장면 박물관은 개항기 시절 짜장면부터 70, 80년대를 거쳐 2000년대까지 짜장면이 어떤 변천사를 겪었는지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 중구생활사전시관 (대불호텔)

    대불호텔(중구 생활사 전시관) 정면

    다음은 대불호텔입니다. 대불호텔은 국내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데요. 위치는 인천 조계지에 있었고, '다이부쓰 호테루'라고도 했습니다. 숙박료도 상당히 비싸서 당대 타 일본식 호텔의 2배 가격이었다고 해요. 아펜젤러나 언더우드 같은 선교사들의 기록에도 대불호텔에 묵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복원 공사 당시 대불호텔 터 ⓒ인천투데이

    하지만 우리가 보는 대불호텔은 새롭게 만든 건물이에요. 원래 있던 대불호텔 건물은 1970년대까지 사용되다가 철거되었고, 현재 우리가 만나는 대불호텔은 과거 사진을 토대로 복원한 건물입니다. 그런데 한 기사에 따르면, 이 복원에 조금 껄끄러운 사정이 있는데요. 요약하자면 인천의 몇몇 시민단체와 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대불호텔 복원 사업은 검증자료가 부족해 제대로 된 복원이 이뤄질 수 없다”(인천투데이)며 사업을 중단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뒷 얘기가 더 있으니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이 링크(중구, 대불호텔 재현에 조급한 이유는?)를 참고해주세요~

     

     

    대불호텔 객실 재현 모습

    대불호텔 내부로 들어가면 2층 양 객실을 당시 모습으로 재현해 두었습니다. 객실 구성에 소품까지 신경 쓴 티가 납니다만, 아쉽게도 객실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문 밖에서 살펴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더라구요. 인천문화재단 측에서 조금 더 인력과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면, 객실 체험같은 프로그램을 구성해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국근대문학관 (옛 하야시 상점, 아사히구미 창고)

     

     

    한국근대문학관 정면 모습

    이곳은 한국근대문학관입니다. 이 건물들은 1900년대 당시 하야시 상점과 아사히구미 운송하역조합의 창고였던 곳입니다. 최근까지도 창고로 쓰이던 건물의 벽체와 내부 구조를 보존해서 2013년에 한국근대문학관으로 개관했습니다. 문학관 내부에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면 옛 벽의 모습과 나무 구조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근대문학관의 내부 천장

     

     

     

    한국근대문학관의 내부 천장

     

     

     

    관람 중인 HM님

    근대문학관은 근대계몽기(1894~1910)부터 해방기(1945~1948) 동안 한국 근대문학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상설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참가자 중 두 분이 출판업에서 활동하고 계셔서 흥미롭게 전시를 둘러 보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근대 문학관을 위한 리노베이션 공사 모습 ⓒ인천일보

    2012년도 기사의 사진을 통해 당시 공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관 개관을 준비하며 그저 좋은 건물만을 추구했다면, 기존 창고를 싹 밀어내고 건물 자체를 새롭게 세우는 게 더 쉽고 편했을 텐데, 기존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 옛 모습을 살린 점은 크게 칭찬하고 싶습니다.

     

    # 인천 우편국

    인천 우편국의 정면 모습

    신포 사거리에 위치한 인천 우편국입니다. 이 건물은 1923년에 세워졌는데, 2019년까지도 우체국으로 사용된 특별한 건물입니다. 무려 76년 동안이나 처음 세워질 그때의 그 용도로 사용된 건물입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역사입니다. 현재는 비어져 있는데요. 활용 방안을 두고 인천시와 우정본부에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합네요. (관련 기사: 인천우체국의 어제와 오늘)

     

    # 인천세관 창고와 부속동

    도로 넘어로 보이는 인천 세관 부속 건물들

    수원과 인천 사이에 수인선이 생기면서 신포 사거리에도 지하철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바로 신포역입니다. 지하철역이 그렇듯 신포역도 길가로 출구를 낼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번 출구 예정지 쪽에 낡은 창고 한 동과 사무실 두 동이 있었는데요. 이 건물 세 동은 1911년~1919년에 세워진 건물들입니다. 단순한 창고 건물이라고 무시하기에는 무려 100년의 세월 견뎌 냈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역 사회는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었고 결과적으로 2012년 9월 벽체를 해체해 옮기는 방식으로 40m 정도 이전되어 보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등록문화재 제569호로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 홍예문 (혈문)

    홍예문 위에서 바라본 인천 항구 방면

    자유공원(옛 각국공원)으로 넘어가 가기 전에 홍예문에 들렀습니다. 과거에는 '혈문'이라 불렸던 홍예문입니다. 여기서 '혈'은 구멍을 뜻하는 구멍 혈(穴)자입니다.

     

    홍예문은 중구 응봉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서, 올라가보면 사진보면 훨씬 더 탁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홍예문을 지나고 있는 차량

    이 홍예문은 1908년에 부설되었는데요. 일본 조계지와 축현역(현재 동인천역)을 최단거리로 잇기 위한 도로를 깔기 위해 만들어진 문입니다. 인천광역시의 유형문화재로 제49호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매일일보

    신기하리만치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홍예문입니다.

     

     

    # 제물포 구락부

    제물포 구락부 내부 모습

    이곳은 제물포 구락부입니다. '구락부'는 'Club'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면 제물포 클럽인 셈이죠. 그런데 이 당시 클럽은 지금 우리가 다니는 클럽과는 좀 다른 느낌의 장소입니다. 유흥보다는 사교를 위한 공간이었고, 그중에서도 제물포 구락부는 인천 개항장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사교장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키스 전시전을 알리는 표지판

    제물포 구락부는 특별 전시로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한국의 모습을 판화로 남겼는데요. 그림 자체에서 느껴지는 조선에 대한 당신의 따스한 시선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엘리자베스 키스의 목판화 그림

     

     

     

    키스 여사의 그림을 살펴보는 HM님

     

     

     

    제물포 구락부에서는 문화재를 활용한 커피를 블랜딩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식으로 문화재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제물포 구락부의 커피 드립백

    제물포 구락부의 뉴스 레터를 구독하면 시음용 드립백을 하나씩 받을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키스 여사의 그림이 정말 따듯해서 엽서라도 구입하고자 했지만, 정말 아쉽게도 구락부 측에서 엽서 판매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같이 같던 HM님 역시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들어 했는데 굿즈가 없으니 야속하기만 하더라구요. 대신 서점에서 키스 여사의 책을 구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제물포 구락부를 관람하는 JY, AR님

     

     

    # 팟알 (옛 대화조 사무실)

    팟알의 2층 모습
    팟알의 3층 모습

    후기의 마지막 장소는 '팟알 (옛 대화조 사무실)'입니다. 이 건물은 기록상 1890년에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카페 '팟알'이 사용 중입니다. 2, 3층은 리노베이션 시켜 관람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대화조는 히로이케 데이시로라는 사람이 세운 회사로, 인천항 외곽에 정박한 선박에서 짐을 가져와 항구로 옮기는 조운업 회사였습니다.

     


    이렇게 '인천의 개항' 유랑은 끝이 났습니다. 마무리 소감을 이야기하며 참가자 세 분께서 좋은 피드백을 많이 주셨는데요.

     

    30여 곳에 달하는 옛 건물(장소)들을 만난 것은 좋았지만, 짧은 시간에 만나는 만큼 조금 더 연대 별로 혹은 장소 별로 정리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또 어떤 건물들은 재밌는 이야기를 가진 곳이 있는데 이것들을 더 잘 엮어서 이 건물의 회사가 어떤 곳이었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더 재미나게 풀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습니다! 

     

    정말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피드백이었습니다. 하반기에는 한 번더 '인천의 개항' 유랑을 진행할 생각인데 그때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보려 합니다.

     

    하반기에 진행될 2회차 '인천의 유랑'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 출처가 따로 기재되지 않은 사진은 문화재 유랑단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입니다.

    * 탐방 문의: munhwajae.urang@gmail.com

    * 작성자: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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