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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그램 후기] '강화도의 개항기' (20.09.19)
    프로그램 후기 2020. 9. 21. 23:42
    유랑 장소: 강화도 일대
    유랑 일자: 2020. 09. 19. 토.
    유랑 코스: 정족산성(전등사) → 오두돈대, 화도돈대, 용진진 → 연무당 터 → 성공회 성당
    유랑 멤버: 벌, KH, KJ, KS

     

    이번 유랑(프로그램)에 대해

    서울은 삼국시대 때부터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패권을 쥘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이러한 서울이 바다로 연결될 수 있게 해주는 곳이 바로 강화도였습니다. 강화도는 서울의 물길을 여닫는 수문이었습니다.

     

    또한 강화도는 임진강과도 이어져 개경(개성)으로도 이어져 있었고, 고려 시대 외국과의 무역으로 유명했던 항구 벽란도역시 강화도와 맞닿아 있는 예성강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것으로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유랑에서는 강화도의 긴 역사 중 개화기인 1866년부터 1900년 동안의 강화도를 만나봅니다.

     

    * 사진은 기본적으로 얼굴 노출을 하지 않습니다. 희망자에 한해서만 얼굴을 공개합니다.

     

    #1 금강산도 식후경

    아무리 멋진 것이 있어도, 재미난 것이 있어도 사람은 일단 배가 불러야 합니다. 강화도에 도착하자마자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유랑 멤버 세 분이 몇 개의 후보 중 의논해서 정한 곳은 '수라전통육개장'이었습니다. 

     

    육개장 3개와 육개장라면

    처음 봤을 때 육개장이 너무 빨갛게 되어 있어서 KJ님이 너무 매울 것 같다고 걱정하셨는데요. 막상 한 입 떠보니 막 맵지 않고 오히려 달짝지근함이 올라왔습니다.

     

    맛보기 용 보쌈한판 (10,000원)

    육개장만 먹고 가기엔 아쉬우니 맛보기 용으로 조금 나오는 보쌈도 시켰습니다. 잡내 없이 깔끔했습니다. 이 식당에 가신다면 보쌈도 함께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2 정족산성 - 양헌수의 기습 작전 성공

    식사를 마친 후에는 첫 번째 유랑 장소인 '정족산성'으로 이동합니다. 사실 정족산성은 산성 자체보다 그 안에 있는 '전등사'가 훨씬 유명합니다. 아니, 전등사는 강화도에서 제일 유명한 곳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데요. 그래서인지 사찰 방문객이 꽤 많다고 합니다. 전등사에 놀러 오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정족산성 위로 산책을 다니시기도 합니다.

    정족산성의 남문

    정족산성은 병인양요(1866) 때 조선군이 프랑스군에게 전술적 승리를 거둔 곳입니다. 조선군의 양헌수는 앞선 문수산성 전투의 사례를 보고 전면적으로 답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정족산성 남문과 동문에서 매복해 있다가 프랑스군을 기습합니다. 조선군을 얕잡아 보던 프랑스군은 대포조차 끌고 가지 않아 수세에 몰리게 되고 결국 전의를 잃고 철수하게 됩니다. 

    양헌수 승전비

    정족산성 기습을 계기로 프랑스군은 함대를 강화도에서 철수시킵니다. 흥선대원군을 이 철수를 '승리'로 보고 양헌수의 승전비까지 세우며 쇄국 정책을 더욱 강화시킵니다.

    경사를 오르는 오늘의 유랑 멤버들

    정족산성 동문에서 북문으로 이어지는 성곽은 경사가 굉장히 가파릅니다. 사찰 측에서도 이것을 잘 알았는지 오르기 쉬우라고 계단을 설치해두었습니다. 그래도 오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한여름이었으면 땀 범벅이 됐을 것 같아요. 이것이 다른 코스 다 제쳐두고 정족산성을 제일 첫 코스로 잡은 이유입니다. 체력이 가득 있을 때 올라야 하거든요 :p

     

    천천히 계단을 10분 ~ 15분 정보 오르다 보면 북문을 향해 꺾어지는 곳이 나옵니다. 경복궁으로 치면 동십자각이 놓일만한 위치입니다. 아직은 다들 얼굴이 쌩쌩합니다. 

    정족산성에서 본 강화도 풍경

    정족산의 해발 고도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은데, 강화도에 높은 건물도 없고, 평지가 많다보니 주변 풍경이 다 보입니다. 사진으로 담기가 쉽지 않네요. 꼭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셨으면 합니다.

    성벽에 사이에 피어있는 꽃이 신기하다고 사진을 찍으시는 KS님

    정족산성 동문에서 시작해 북문으로 향합니다. 

    전등사 대조루 앞

    북문을 지나서는 아래에 있는 정족사고를 보고, 전등사 자유 관람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왕 왔는데 코스가 겹치는 전등사 구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전등사의 대웅보전

    전등사 자유 관람까지 마친 후에는 다음 예정지인 광성보 일대로 이동합니다. 

     

     

    #3 오두돈대. 화도돈대, 용진진

    다음 장소는 강화해협을 따라 볼 수 있는 오두돈대, 화도돈대, 용진진입니다. 당초 계획에는 신미양요 때 참혹한 전투가 일어났던 광성보에 가려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광성보에 입장할 수 없었습니다. 

    신미양요는 병인양요가 일어난 1866년에서 5년이 흐른 1871년에 발생했습니다. 신미양요는 명분상 원인은 제너럴 셔먼호 소각 사건인데요. 신미양요는 결과적으로 조선군 243명 사망, 미국 3명 사망으로 일방적인 싸움이었습니다.

    제너럴 셔먼호 소각 사건에 대해서는 황현필 님이 설명을 잘 해주셔서 영상 링크를 걸어둡니다.

    오두돈대 외부 모습

    오두돈대는 광성보에서 북쪽으로 2.5km 정도 떨어져 있는 돈대입니다. 원형으로 생겼고, 여장(성곽에서 몸을 숨기기 위해  위에 낮게 쌓은 담)까지 있는 모습이 마치 작은 성 같습니다.

     

    오두돈대 내부 모습

    오두돈대의 내부 모습입니다. 1871년, 이 안에 상주 군인과 이들이 지내기 위한 임시 거처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좌강돈대에서 찍은 용진진의 성문

    화도돈대를 짧게 둘러 본 후 용진진으로 넘어옵니다. 용진진은 약 100여 명의 군인들이 주둔해 있던 성곽 도시였습니다. 원래는 홍예(성문의 둥근 부분)만 남아 있다가 1999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서있는 곳은 좌강돈대인데, 이 역시 그때 함께 복원된 것입니다. 

     

     

    #4 연무당 터

    네 번째로 만나볼 곳은 '연무당 옛터'입니다. 연무당은 조선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조일수호조규(강화도 조약)'을 조인한 장소인데요. 흔히 강화도 조약이라고 부르는 조일수호조규는 '운용호 사건(역사 유튜브 영상 링크)'을 계기로 조인되었습니다.

    강화도 조약은 조선이 체결한 최초의 근대 조약이었는데 일본의 강압과 '근대'에 대한 무지가 합쳐서 완벽히 한쪽에게만 불리한 불평등 조약입니다. 조일수호조규를 시작으로 일본의 본격적인 조선 침략이 이어집니다.

    지금은 연무당 건물 대신에 터를 알려주는 커다란 비석만이 남아 있습니다.

    연무당 옛터 자체는 크게 볼거리가 아니지만, 역사를 바꿔놓은 조약이 체결된 장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상당합니다. 연무당 터는 강화 시내에 위치하고 있으니 근처를 지나다가 부담없이 들려보시길 권해드립니다.

     

     

    #5 강화 성공회성당

    마지막 코스는 강화 성공회 성당입니다. 강화도에 성공회가 처음 발을 내딛은 것은 1890년입니다. 이때만 해도 조선에는 단 한 명의 성공회 신자도 없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성공회 신부가 성공회를 포교하기 위해 조선에 온 것이지요. 바로 이 신부가  찰스 존 코프, 한국 이름으로는 '고요한' 신부입니다.

    강화 성당의 정면 모습

    성공회 강화성당을 본 유랑 멤버들의 첫 인상은 일단 '한옥 같다'였습니다. 맞습니다. 강화 성당은 1900년에 지어졌는데, 전체적인 외형이 전통적인 서구 성당의 모습이 아닌 한옥의 모습입니다. 이 점은 성당에 현지인들의 문화와 건축을 접목시켜 성공회를 현지에 안착시키겠다는 성공회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성당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못 했다.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 출입문이 건물의 짧은 면에 있다는 것입니다. 성공회 성당을 위에서 보면 한측이 더 길고, 한 측은 짧은 일반적인 직사각형의 모습입니다. 우리 전통 한옥도 마찬가지로 긴 사각형의 모습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다른 점이 있는데요. 우리 전통 한옥은 긴 면을 정면으로 사용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 한옥 중에 짧은 면을 정면으로 쓰는 건물이 없습니다. 조선의 대표 목조 건축물 중 근정전을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쉽게 갈 거예요. 그런데 강화성당은 짧은 면을 정면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서양의 양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당 좌측에 있는 담 너머로 탁 트인 용흥궁 공원이 보입니다.

    cafe '주택'의 오미자 에이드

    후기를 작성하며 엊그제 나누었던 대화들이 생각나며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이 생각나서 다음에는 보완해야 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강화도 개화기’ 프로그램의 첫 후기는 여기서 줄입니다:)

     

    끝.

     


    이 글은 '문화재 유랑단'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강화도의 개항기'의 후기 글입니다.

    프로그램 관련 문의는 다음으로 부탁드립니다.

     

    * 홈페이지: urang.kr

    * 이메일: munhwajae.ur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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